명의를 빌려달라는데요!
11
2007/02/01
2003/06/17
11,192
  18. 명의를 빌려달라는데요

명의를 빌려달라는데요!

세무상담을 하면서 가끔씩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명의를 빌려주면 어떻게 되느냐,어떤 불이익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명의를 빌려주는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주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도 있고 부동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취득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주식회사의 주주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명의를 빌려가는 가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어 있어서, 세금이 체납되어 있어서, 직장을 다니는데 부업을 하는 것이 노출되면 곤란할 것 같아서, 명목상 주식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본인의 명의를 드러내는 것이 사업상 문제가 있어서, 소득이 많아지면 세금이 많이 나오니까 소득을 분산시키려고 등등 ‥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참 당황스러울 것이다. 신세진 것도 많은데 아는 처지에 냉정하게 거절하기가 거북하기도 하지만 명의를 빌려주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진다고 하는데 거절할 특별한 명분도 없는 것 같고, 그러나 막상 명의를 빌려주자니 어쩐지 찝찝하고‥
명의를 빌려주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은 아마 이런 심정일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는 사업자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와 주주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개인사업자의 명의를 빌려주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첫째, 사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세금이 명의를 빌려준 사람 앞으로 나오게 된다.
사업과 관련된 세금으로는 부가가치세,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및 주민세, 종합소득세 및 주민세 등이 있다.
이러한 세금이 체납되면 사업자등록증상 사업주로 되어 있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세금을 물어야 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
더욱이 세금을 장기간 일정 금액 이상 체납하게 되면 세무서로부터 재산이 압류되어 공매 처분될 수도 있으며, 출국금지 등의 제재를 받거나 신용불량자로 등록될 수도 있다.

둘째, 사업과 관련된 공과금( 전기료,전화료 등 )과 사업주가 내야하는 4대 사회보험료( 산 재보험료, 고용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등 )가 명의를 빌려준 사람 앞으로 나오게 된다. 이러한 공과금이나 보험료도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내지 않으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셋째, 사업을 하면서 생긴 채무를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갚지 않으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대신 갚아야 하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업과 관련하여 물품을 외상으로 구입해 놓고 갚지 않으면 채권자는 사업자 명의자의 재산에 대하여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넷째,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근로소득이나 여타 종합과세되는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사업을 해서 번 소득도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소득에 합산하여 종합소득금액을 계산하게 되므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종합소득세율은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도 높게 적용되는 누진세율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거기서 발생한 사업소득에 대해서만 세금을 계산하여 내게 되면 나중에 세무서로부터 누진세율에 의하여 계산된 세금을 추징당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소득이 공적으로 실제소득보다 높게 잡히게 되므로 지역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민연금보험료나 국민건강보험료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사회보험료는 개인의 재산상태와 더불어 공적으로 잡히는 소득을 감안하여 산정하는 것이고 이러한 공적소득은 세무서로부터 정기적으로 입수되기 때문이다.

주주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에도 세금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식을 양도하게 되면 주식 양도자에게 증권거래세가 과세되고 비상장주식의 양도로 인하여 양도차익이 생기면 양도소득세도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명의를 빌려주는 주주의 주식취득금액이 거액이면 자금출처조사를 받을 수도 있고 주식을 공짜로 받은 것으로 취급되어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지 모른다.

사업자 명의는 실제로 사업을 하는 사람의 명의로 하여야 한다.
그래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세무서에서는 이 사람이 실제로 사업을 할 사람인지, 위장사업자가 아닌지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사업자등록 신청자와 면담을 하면서 사업자의 사업계획을 들어보기도 하고 사업자의 나이나 경력 또는 하고자 하는 업종 등에 비추어 사업자 여부가 의심스러우면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여 사업장 시설이나 사업 현황을 확인해 보기도 한다.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세무서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사업을 해서, 열심히 뛰어서,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겠다는데 사업자등록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조세회피 목적으로 남의 명의를 빌려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제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사업자등록을 해놓고 실물거래도 없이 가공으로 세금계산서 등을 끊어주는 이른바 자료상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세무서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고, 사업자등록 신청자가 사업을 하지 아니할 것으로 인정되면 세무서에서는 사업자등록을 거부하게 된다.

세법에는 실질과세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실질과세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또는 기타 다른 경로를 통하여 과세당국으로부터 명의 위장임이 확인되면 당초 신고한 명의자의 소득금액결정은 취소되고 실질사업자에게 세금이 부과된다.
이때 실질사업자가 명의위장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 외에 종합과세되는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소득세의 누진세율 구조에 의하여 많은 세금이 추징되기도 하고 체납된 세금이 있는 경우에는 실질사업자의 재산에 대하여 압류 등의 조치도 취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명의를 빌려주면 명의자로 되어있는 사람에게 모든 세금과 공과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명의를 빌려받은 실질 사업주가 세금이나 공과금을 못내게 되어 관할 관서에서 명의를 빌려준 사람 앞으로 재산 압류 등의 조취가 취해 졌을 때 "나는 명의를 빌려주었을 뿐 실질사업주가 아니오" 라고 관할 관서에 항변해도 받아들여지기는 대단히 어렵다.
왜냐하면 고지된 세금과 공과금은 누군가는 내야 하는데, 본인이 실질사업주가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